Editorial who - Hokma Gim

2024 MESS:SEOUL에서 bvoid는 일러스트레이션, 회화, 공예 영역에서 떠오르는 예술가 7인을 소개합니다. 다채로운 작품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몰두하며 미술품 소장과 향유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과 함께 bvoid가 제시하는 유의미한 큐레이션을 경험해 보세요.

“나무의 춤사위와 다양한 변화들을 통해 여러 형태의 가족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호크마김 작가는 자연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특히 나무가 만들어내는 색채와 동세를 도상화하여 이상향을 그려냅니다.

한자리를 지켜가며 온몸으로 세월을 맞는 나무에게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이러한 나무의 태도가 작업에도, 무수히 많은 가정 안에도 자리 잡아 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냅니다.


Q. 간단한 작품 제작 과정 설명 부탁드려요.

작품을 제작할 때 형상에 대한 연구를 먼저 시작합니다.

각 나무의 특징을 살려 내가 직접 찍은 이미지들, 책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미지를 레퍼런스 삼아 드로잉을 합니다. 나무 형상 연구 노트가 따로 있는데 그 드로잉북에서 형상에 대한 연구를 충분히 해준 후 이를 토대로 가족단위의 모습을 구상합니다.

구상할 때 나무간의 관계성을 면과 면이 중첩되고 교차되는 지점을 통해 보여줍니다. 구상 관련 스케치가 끝나면 질감과 색을 연구하기 위해 45.5 x 61cm 크기의 코튼지에 완성에 가까운 상태로 실험을 거치죠.

이 단계에서는 어떤 붓을 사용하여 어떤 텍스쳐를 주고, 색은 무엇을 쓰며, 물감 마다의 특징을 면밀히 살펴가며 분배합니다. 이 과정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에스키스 작업이 이로써 끝이 나면, 이를 기반으로 본 작업에 들어갑니다. 에스키스가 밀도 높게 완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본 작업에서는 거침 없이 계획에 맞추어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거죠.

Q. 작가님께서 사용하시는 재료의 특성이나 기법에 대한 작가님의 소견이 있다면? 

저는 바탕재는 한국 전통 종이인 장지를 사용합니다. 장지 위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장지와 재료 간의 합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장지는 한지 중에서도 여러 겹을 겹쳐서 만든 두꺼운 종이이며, 채색에 용이하고 굉장히 견고합니다.

그 위에 아크릴, 과슈, 동양화 전통 재료, 석채, 분채, 오일 파스텔, 파스텔, 목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오일파스텔과 파스텔과 같은 스틱 형태의 재료들을 즐겨 사용했는데, <나무가족>연작에서부터는 아크릴, 과슈, 목탄 위주로 사용합니다. 과슈는 불투명하면서 종이 안으로 스며드는 속성이 있어 깊은 색감을 내는데 좋습니다. 그 위에 또 아크릴이 더해지면 여러 층위가 생겨난 것 같은 효과를 줍니다. 

저는 재료 실험을 할 때, 브랜드 별로 가지고 있는 미세한 색감 차이와 유광 무광의 차이를 유심히 살피는데요. 이를 구분하고 더욱이 다양한 차이를 주면서 회화를 다루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텍스처 표현에 있어서는 붓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얼마전 도쿄에 여행 차 방문했다가 갈필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붓이면 보이는 대로 다 구매해왔어요. 또 평소에 화방에 가면 붓 코너를 항상 유심히 살피는데 재밌는 텍스쳐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붓이면 다 소장하는 편이에요.

대표적으로는 EOEO사의 붓은 굉장히 흥미로워요. 붓의 이름이 “미친 부채”인 붓도 있지요. 정말 애정하는 붓이에요.


Q. 이번 출품 작업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이번 출품작의 경우엔 시리즈 연작이 많이 있어요.

이 시리즈의 경우, 일상에서 발견하는 너무나 작아서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 순간에 돋보기를 들이 밀고, “여기에도 사랑이 있었네” 하는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매일 주차하는 구역에 어느때와 다를 것 없이 주차를 하고 볼일을 다 보고 다시 차에 탄 순간 차에서 비추는 불빛이 나무를 가리켰는데 나뭇 가지가 늘어져서 하트 모양을 띄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한 여름 밤의 생기>작업과 <Heart seeds sprout> 시리즈 또한 사랑에 중점을 두고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Q. 작가님의 작업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업을 할 때 늘 진심을 다하자 생각합니다.

진실된 마음은 전달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작업을 대하는 태도부터 진실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고민하는 질문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보는 즐거움을 더하여 전달 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이것이 재료 연구로 나타나고 또 작업을 하는 때 마다의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 나옵니다.

Q. 예술가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시대는 많이 아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모로 병들어 있고, 병든 사회에서 사는 우리 개개인의 사람들도 많이들 아프죠.

저의 작품을 제가 인생을 살면서 칠흑같이 어둡던 시기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살게 한 그 일들을 얘기합니다.

작품을 통해 여러분도 그럼에도 살아갈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Q. 작업 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나무가족>연작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마지막 전시는 아마도 11월 9일부터 11월 18일 동안 온수공간에서 열리는 단체전이 될 것 같아요.

Mess:seoul 행사 참여 직전, 석사 과정을 마무리하는 전시를 마치는데요. 그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은 내가 처음으로 시도해본 600x140cm 크기의 작업이에요. 이 작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도 분명하고, 재료 연구나 회화적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심도 깊게 다뤘습니다.

이 그림이 다가오는 11월에 열릴 온수공간에서도 전시를 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Artist | Hokma Kim (@ghokma) 
Editor | bvoid (@the_bvoid) 
이미지 제공: Hokma Kim
  
NINE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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